특허법 강의 - [16] 정정심판과 무효심판과의 관계
- 특허의 정석/12. 심판
- 2021.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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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점
무효심판절차 내에 정정심판과 취지를 같이 하는 특허의 정정을 두고 있다는 점, 무효심결과 정정심결은 둘 다 소급효가 인정된다는 점, 무효심판과 정정심판 동시에 계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한 절차가 계속중이거나 심결확정된 경우에 양자의 관계가 문제된다.
2. 무효심판 계속 중 정정심판이 청구되거나, 정정심판 계속 중 무효심판이 청구된 경우
(1) 무효심판 계속 중 정정심판이 청구된 경우
무효심판 계속 중에는 특허의 정정(제133조의 2)을 이용할 수 있는바, 무효심판이 심판원에 계속되고 있는 경우 정정심판을 청구할 수 없으며(제136조 제2항 제1호 본문), 이에 위반시 심결각하의 대상이 된다.
(2) 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 계속 중 정정심판이 청구된 경우
법문상 정정심판의 청구는 적법하다. 한편, 정정심결에는 소급효가 있으므로(제136조 제10항), 무효심판의 판단 대상이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을 중단(제164조 제2항)하고 정정심판을 먼저 심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을 중단하지 않고 먼저 판단하였다고 하여도 위법이 아니라 할 것이다.
(3) 정정심판 계속 중 무효심판이 청구된 경우
법문상 무효심판은 적법하나, 심리 순서가 문제된다. 판례(2001후713)는 정정심판제도의 취지상 정정심판을 우선하여 심리함이 바람직하나 그러하지 아니하여도 위법하지 않고, 무효심판을 먼저 심리하는 경우에도 그 판단 대상은 정정심판청구 전 특허발명이라고 판시하였다.
3. 무효심판과 정정심판이 동시에 계속 중 어느 하나의 심판이 확정된 경우
(1) 무효심판이 특허법원에 계속 중 정정심결이 확정된 경우
특허법원 판례(2005허10213)는 정정심결에는 소급효가 있는 것이지만 정정은 발명의 동일성이 있는 한도에서 인정되는 것이고, 특허법원의 심리범위는 무제한설에 입각해 있음을 근거로 심결을 취소 · 환송하지 않고 정정된 명세서로 계속 심리하면 된다고 판시하였다. 생각건대 특허법원은 사실심이라는 점에서 타당한 판시이다.
(2) 무효심판이 대법원에 계속 중 정정심결이 확정된 경우
1) 종래 판례의 태도
종래 판례(2007후852)는 정정심결이 확정되면 정정 후의 명세서 또는 도면으로 설정등록된 것으로 보므로(제136조 제10항), 정정 후 명세서 등에 기초한 경우에는 재심사유(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가 되어 파기 · 환송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2) 전원합의체 판례의 태도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2016후2522)는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판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판결의 확정에 따른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켜 그 하자를 시정함으로써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행정소송법 제8조에 따라 심결취소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판결의 심리·판단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그 자체가 그 후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여기서 ‘사실인정의 자료가 되었다’는 것은 그 행정처분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있어서 증거자료로 채택되었고 그 행정처분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특허권자가 정정심판을 청구하여 특허무효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또는 도면에 대하여 정정을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정정 전 명세서 등으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가 규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고 판시하였다.
3) 검토
생각건대 정정심결이 확정되더라도 심결과의 관계에서 원처분으로 볼 수 있는 특허결정은 심결취소소송에서 심리·판단해야 하는 대상이지 판결의 기초가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고, 정정무효심판의 가능성이 있어 정정 전의 명세서 등에 따른 특허발명의 내용이 확정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정정 전의 명세서 등에 따라 발생한 모든 공법적, 사법적 법률관계를 소급적으로 변경시키는 취지로 해석하기 어렵고,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확정된 정정심결에 따라 청구의 원인이 변경되었다는 이유로 사실심의 판단을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소송절차와 분쟁의 해결을 현저하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허용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 바, 판례가 이를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타당하다.
(3) 정정심판 계속 중 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특허법원 판례(2007허11586)는 무효심결 확정시 특허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아니한 것(제133조 제3항)으로 보게 되므로, 무효로 된 특허의 정정을 구하는 심판은 그 정정의 대상이 없어지게 되어 정정심판을 구할 실익이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위 판례는 특허권의 소멸후에도 정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음을 규정한 제136조 제7항이 무효심결 확정 전에 청구된 정정의 허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4) 정정심판 계속 중 일부 청구항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된 경우
특허법원 판례(2002허4989)는 정정심판심결에 대한 심결취소소송 중에 일부 청구항의 무효심결이 확정된 사안에서 무효된 청구항에 대한 것만 각하할 것인지 소 전체를 각하할 것인지 문제되는데 원칙적으로 정정은 하나의 기술적 사상으로서 일부를 허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나, 일부 청구항이 무효가 된 경우에는 그 무효된 청구항에 대해서는 정정 허용 여부를 심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므로 일부를 허용하고 일부를 불허하는 문제가 발생되지 아니하는바 이러한 경우까지 소전체가 부적법해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4. 무효심판과 정정심판이 동시에 계속되는 결과 초래되는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
현행법상 소송절차중지신청(제164조)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한편, 2017. 7. 1. 시행 개정법은 심판 또는 소송절차에서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다른 심판의 심결 또는 다른 소송절차가 완결될 때까지 중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심판결과와 침해소송에서의 판단 결과가 모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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