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법 강의 - [8] 중용권 (제10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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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권 (제104조)

 

1. 의의 및 취지

중용권이란 제104조 소정의 요건을 만족하는 자에게 인정되는 법정실시권이다, 무권리자로부터 선의로 특허권을 취득한 자의 보호와 기존의 산업설비의 보호를 그 취지로 한다.

2. 요건

(1) 내용

중용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제104조 제1항 각호의 주체적 요건을 갖춘 자가 그 특허권에 대한 무효심판청구 등록 전에 선의로 국내에서 그 발명의 실시사업을 하거나 이를 준비중이어야 한다.

(2) 주체적 요건(제104조 제1항 각호)

i) 동일한 발명에 대한 둘 이상의 특허 중 그 하나의 특허를 무효로 한 경우 그 무효로 된 특허의 원특허권자, ii) 특허발명과 등록실용신안이 동일하여 그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한 경우 그 무효로 된 실용신안등록의 원실용신안권자, iii) 특허를 무효로 하고 동일한 발명에 관하여 정당한 권리자에게 특허를 한 경우 그 무효로 된 특허의 원특허권자, iv) 실용신안등록을 무효로 하고 그 고안과 동일한 발명에 관하여 정당한 권리자에게 특허를 한 경우 그 무효로 된 실용신안의 원실용신안권자, v) 전술한 “i) 내지 iv)”의 경우에 있어서 그 무효로 된 특허권 또는 실용신안권에 대하여 무효심판청구 등록 당시에 이미 전용실시권이나 통상실시권 또는 그 전용실시권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취득하고 등록(다만, 제118조 제2항 에 따른 통상실시권을 취득한 자는 등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함)을 받은 자를 의미한다.

3. 효과

법정요건의 충족시 실시권이 발생하고, 등록하지 아니하여도 그 후 특허권 · 전용실시권을 취득한 자에게 효력이 있으며, 상당한 대가를 지급하여야 한다. 실시 또는 준비중인 발명 및 사업목적 범위에서 업으로 실시 가능하다, 한편, 통상실시권이므로 배타적 효력이 없다.

4. 이전

실시사업과 함께 이전하는 경우 또는 일반승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허권자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실시사업과 함께 이전하는 경우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한 것은 산업입법적 측면을 반영한 것이다.

5. 소멸

중용권은 특허권에 부수하는 권리로서 특허권이 소멸하면 함께 소멸하고, 실시권의 포기 · 혼동 · 특허권의 수용 · 실시사업의 폐지 등에 의해서도 소멸할 수 있다.

6. 관련문제

(1) 무권리자의 경우 중용권의 인정범위

법문상 무권리자도 중용권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나, 모인출원한 경우에는 선의라 볼 수 없으므로 중용권이 인정될 수 없다. 반면, 무권리자로부터 선의로 승계한 자에게는 산업설비의 보호라는 취지상 중용권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2) 조약우선권주장의 선출원으로 인한 무효심결 확정 후의 선의의 원권리자의 실시가 침해인지 여부

1) 파리협약 4B

제1국 출원일과 제2국 출원일 사이의 행위로 제3자에게 ‘어떠한 권리’도 발생시키지 않는다.

2) 학설

침해부정설은 중용권의 취지를 근거로 하며, 침해긍정설은 파리협약4B를 근거로 한다.

3) 검토

우리법은 심사주의를 원칙으로하는바 심사 신뢰한 자 보호 필요성이 있으며, 특허법은 산업입법인바 산업설비 보호 위해 중용권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3) 무효심결 확정 전의 실시가 침해인지 여부

1) 학설

심사주의하에서 신뢰보호를 위해 유효한 특허권의 행사가 가능하다는 방임설과 이용발명조차 실시를 위해서는 특허권의 허락을 요하므로 침해라는 금지설이 있다.

2) 판례

최근 상표권에 관한 전원합의체 판례(2018다253444)에서는 "상표권자가 상표등록출원일 전에 출원·등록된 타인의 선출원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등록받아(이하 ‘후출원 등록상표’라고 한다) 선출원 등록상표권자의 동의 없이 이를 선출원 등록상표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였다면 후출원 등록상표의 적극적 효력이 제한되어 후출원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 심결의 확정 여부와 상관없이 선출원 등록상표권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고 판시하면서,"특허권과 실용신안권, 디자인권의 경우 선발명, 선창작을 통해 산업에 기여한 대가로 이를 보호·장려하고자 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상표권과 보호 취지는 달리하나, 모두 등록된 지식재산권으로서 상표권과 유사하게 취급·보호되고 있고, 각 법률의 규정, 체계, 취지로부터 상표법과 같이 저촉되는 지식재산권 상호간에 선출원 또는 선발생 권리가 우선한다는 기본원리가 도출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판시하여 특허권 경우에도 무효심결 확정 전에 실시가 선등록특허권에 대한 침해를 구성한다고 보고 있다.

3) 검토

특허권자는 특허발명을 독점하는 한편, 제3자가 권원없이 특허발명을 실시할 경우에는 이러한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점(제94조, 제126조 제1항), 특허법은 동일한 발명에 대하여 다른 날에 둘 이상의 특허출원이 있는 경우에는 먼저 특허출원한 자만이 그 발명에 대하여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제36조 제1항), 선디자인권 등과 후 등록특허권이 저촉되는 경우에, 선디자인권 등의 권리자는 후출원 특허권자의 동의가 없더라도 자신의 권리를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지만, 후출원 특허권자가 선디자인권 등의 권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그 특허발명을 사용하면 선디자인권자 등에 대한 침해가 성립한다는 점(제98조), 더욱이 그 등록에 흠결이 없는 이용발명의 경우에도 선원 권리자의 허락이나 통상실시권허여심판에 의하지 않으면 그 실시가 금지(제98조)되는바 금지설이 타당하다. 다만, 후출원 특허권의 권리자에게 중용권이 인정될 경우라면 중용권이 인정될 예비적 지위에 따라 침해를 부정함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