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로드] 신당동, 마복림 할머니 막내아들네

    ※음식 맛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소울푸드(Soul food)는 무엇입니까?

    소울푸드란 미국에 노예제도가 남아있던 시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노예 생활을 달래주던 음식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저의 소울푸드는 바로 떡볶이입니다. 떡볶이는 넉넉하지 않았던 자취생활, 불안정했던 연구실 생활, 불합격만을 통보받던 고시생활을 달래주던 음식입니다. 

     

    전 떡볶이를 참 좋아합니다. 한 달에 4~5번은 먹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편하게 해먹을 때도 많고, 또 시켜먹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가장 맛있게 먹을 때는 즉석떡볶이를 하는 가게에서 큰 그릇에 각종 사리와 라면을 넣어서 먹을 때인 것 같습니다. 떡볶이가 분식의 대명사이긴 하지만, 즉석떡볶이는 분식이라기보다 전골요리에 가깝습니다. 

     

    즉석떡볶이로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어디일까요? 십중팔구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떠올리실 겁니다.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는 다양한 떡볶이 맛집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CF "며느리도 몰라"로 유명한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 집입니다. 오늘은 마복림 할머니 막내아들네를 방문했습니다. 

     

    마복림 할머니 떡볶이 막내아들네

     

    마복림할머니 떡볶이 집은 청구역 1번 출구, 또는 신당역 7번 또는 8번 출구로 나와서 떡볶이 타운 쪽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됩니다. 본점과 막내아들네는 바로 붙어 있습니다. 자차로 이동하시는 분들은 발렛파킹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가게 앞쪽에 주차할 곳이 없으면, 근처 주차장에 주차를 해주시고 떡볶이 가격을 1,500원 정도 할인해줍니다.

     

    마복림할머니 막내아들네

    마복림할머니 막내아들네와 본점은 제 입맛으로는 그렇게 맛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본점에 비해 막내아들네가 아주 조금 더 싱겁다고 느껴지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전 몇 번을 먹어도 거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더군요. 더군다나 본점은 줄을 서야 하기 십상인데, 막내아들네는 거기에 비하면 줄이 아주 짧거나 없습니다. 그리고 2층도 있어서 조금 여유롭게 앉아서 일행과 대화를 하면서 먹기에도 좋습니다. 

     

     

    메뉴판

    몇 년 전에는 3인분에 14,000원인데 가격이 올라 이제 3인분에 16,000원입니다. 몇년전 계란 파동이 있던 이후로 삶은 계란도 추가 주문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한 끼 식사에 1인분에 7,000~10,000원인 시대에 3인분에 16,000원이라니 감사한 가격입니다. 

     

    주문한 떡볶이 3인분

    떡볶이 3인분을 주문했습니다. 묵직한 전골 그릇에 육수와 떡, 어묵, 라면, 쫄면, 만두튀김, 그리고 각종 야채들이 담아서 나옵니다. 마복림할머니 가게에서는 고추장과 춘장을 약간 섞어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막내아들네 2층에는 천장에 해가 들어오는 창문이 있습니다. 2층 만의 분위기가 있어서, 그것도 나름 괜찮습니다. 

     

    그릇, 단무지, 물과 컵

    떡볶이와 함께 물, 그릇, 포크, 단무지와 컵이 나옵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수보다 컵을 하나 더 주는데요. 컵 하나에는 단무지 국물을 버리면 됩니다. 조심스럽게 단무지 비닐을 조금 연 후에 컵에다가 단무지 국물을 버리고, 그다음에 비닐을 완전히 제거하면 됩니다. 

     

    떡볶이

    버너에 불을 붙이고 잠깐 기다리면 떡볶이가 끓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이때 팁은 끓어오르면 라면을 아래로 내려주고, 위 사진처럼 쫄면은 라면 위로 올려줍니다. 끓이다 보면 쫄면이 금방 바닥에 눌어붙어서 먹기 힘들어지거든요. 그래서 라면 위에 쫄면을 올려주면 바닥에 눌어붙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마복림할머니 떡볶이

     

     

    완성된 떡볶이

    일행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방 떡볶이가 완성됩니다. 라면이 익을 정도가 되면 얼추 떡볶이도 다 익습니다. 불을 약불로 줄이고 먹기 시작합니다. 

     

    한 그릇 

    심심하지만 그래서 좋은 맛

    라면이 퍼지기 전에 먼저 한 젓가락 건집니다. 떡과 어묵도 함께 건져 놓습니다. 양념은 너무 맵지도, 너무 짜지도, 너무 달지도 않은 맛입니다. 떡은 부드럽게 쫄깃하고, 어묵은 약간 바다 맛이 많이 나는 편입니다. 누구나 먹어도 무난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에 가깝습니다. 요즘 떡볶이들이 맛을 뽐내는 스타일이라면, 마복림 할머니의 떡볶이는 그저 다 같이 어우러지는 맛에 가깝습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눅눅한 바삭함이 느껴지는 튀김만두도 여기서는 별미입니다. 

     

     

    볶음밥 1인분

    마지막으로 볶음밥을 볶아서 먹습니다. 밥 1인분의 양이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적당히 부른 배를 볶음밥으로 마무리해줍니다. 치즈는 따로 추가해야 합니다. 닭갈비집처럼 덮개를 덮어서 치즈를 녹여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볶음밥이 적당히 바닥에 눌어붙었다 싶으면 치즈랑 함께 섞어주면 치즈가 잘 녹습니다. 

     

    마무리

    언제나처럼 오늘도 한 그릇 든든히 비우고 왔습니다. 분명히 심심한 맛이고, 어떤 특징이 있다고 딱 묘사하기는 어렵지만, 자주 생각나는 마복림할머니 떡볶이입니다. 아마도 약간은 오래된 분위기와, 제 추억과, 그리고 허름한 이곳을 같이 와줄 좋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추억이 있어 더 따듯한 마복림할머니 막내아들네였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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