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코골이! (수면다원검사 후기) (1편)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러하겠지만 저도 매일 아침이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합니다. 이놈의 출근은 하면 할수록 왜 더 하기 싫어질까요? 심지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피곤해집니다. 뭐 나이도 먹고, 살도 찌고, 밤에 유튜브를 보다 잠드니 피곤한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몇일전 밤에 천둥 치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시리도록 맑은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 떠있는데 천둥소리라니.. 네.. 맞습니다. 제 코골이 소리였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나이도 먹고, 살이 쪄서 심한 코골이가 생겼습니다. 수면 무호흡증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출근하기 싫은 101가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코골이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예약을 하고 학동역 8번출구 바로 앞에 있는 <서울수면의원>에 방문했습니다. 

     

    <출처: 서울수면의원 홈페이지>

    수면다원검사의 비용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대략 80만원 정도 합니다. 보험이 적용되면 11~12만원 수준인 것 같습니다. 보험의 적용 여부는 진료를 받아서 의사의 결정에 따라 달라집니다실비 보험이 있는 분들은 실비 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 들어가서 접수를 하면 간단한 설문지를 줍니다. 수면 습관에 관한 것들인데 1~10점 내에서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잠자는 내 모습을 내가 볼 수 없어서 생각보다 답변하기 까다롭습니다. 더군다나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면 습관도 모르는데 정말 고르기 어렵습니다. 일단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한도에서 보수적으로 설문을 작성했습니다. 저는 보험을 적용받아야 합니다. 

     

    진료에 들어가니 또 다시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홍일희 선생님께서 진료를 해주셨는데, 몇 가지 농담도 하시면서 긴장을 풀어주셨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사용하는 의자에 앉아 구강 내도 살펴보시고, 콧속으로 한 30cm 길이의 카메라를 집어넣습니다. 그 상태로 코를 잡고 숨을 마시고, 내쉬고, 참고 등등 다양한 일을 시킵니다. 으.. 

     

    진료 결과 기본적으로 숨구멍이 작은 편이고, 혀가 두껍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이 코를 자주 고는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근육 탄력이 줄어들고, 비만도 있어서 코골이가 더 심해졌습니다. 바로 그날 밤에 수면다원검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수면센타 본관 입구쪽 사진 및 별관 입구쪽 사진

     

    수면다원검사는 서울수면센타 본관과 별관에서 받을 수 있는데, 저는 별관에서 받기로 했습니다. 별관은 본관 건물에서 나와 좌측으로 돌아가면 바로 있습니다. 8시 반에서 9시 정도 사이에 수면다원검사 검사실로 가면 됩니다. 특별한 준비물은 없지만 검사를 받는 날은 NO 커피, NO 초콜릿, NO 우유, NO 낮잠 입니다. 스킨, 로션, 그리고 충전기는 없으니 챙겨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실 전경

    검사실에 들어가면 수면실로 안내해줍니다. 수면실은 깔끔한 비즈니스호텔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푹신한 침대, 티비, 라디에이터, 전기장판, 에어컨(냉방/난방)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침대 위에는 갈아입을 옷과 설문지가 있습니다. 얼굴을 비롯하여 전신에 다수의 센서를 부착하므로 끈적이는 로션을 바르고 왔다면 샤워를 해야합니다. 전 얼굴만 간단하게 씻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도 씻어야 하는데 스킨로션을 안 챙겨 와서 아쉬웠습니다. 

     

     

     

    ▲수면실 구비품

    화장실도 널찍하니 좋습니다. 깔끔하고 따듯한 물도 잘 나옵니다. 폼클렌징이나 비누는 없습니다만, 샴푸, 컨디셔너, 바디 클랜저는 있습니다. 수건은 하나만 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설문지를 작성을 하면 "벨"을 누릅니다. 잠시 뒤에 검사하시는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검사실로 이동합니다. 검사실에서는 센서를 부착합니다. 엄청 많이 부착합니다. 이걸 부착하고 과연 내가 잘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이 붙입니다. 

     

    ▲센서 부착 사진

    양쪽 다리, 쇄골 아래, 얼굴, 손에 센서를 부착합니다. 가슴과 배에는 2개의 밴드를 감습니다. 센서의 메인 컨트롤러는 가슴의 중앙에 위치합니다. 머리카락이 있는 부분에도 센서를 부착하는데 바셀린 같은 것을 그 부분에 바릅니다. 발라놓은 것은 대충 1시간 정도 지나면 굳습니다. 그때까지는 방에서 앉아서 기다려야 합니다. 모든 센서는 무선이라서 화장실을 갈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잠이 안 올까 걱정됐는데, 잠에 잘못들 경우에는 수면유도제를 처방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신경 안 쓰이고 잠들 수 있었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나 10시가 조금 넘어서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센서를 작동하고 침대에 눕게 시켰습니다. 몰랐는데 방에는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방에서 이것저것 찍고, 들춰보고 그랬는데... 여하튼 자는 모습을 찍는 카메라입니다. 자다가 센서가 떨어지거나, 무슨 일이 있으면 가만히 앉아 있으면 선생님이 오신다고 합니다. 잠을 자는 자세는 엎드려 자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자세 별로 수면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 몇 가지 자세를 바꾸는 게 좋다고 합니다. 

     

    센서를 작동시키고 누웠습니다. 여러 가지 센서 테스트를 합니다. 발가락도 까딱거리고, 고개도 돌려보고, 숨도 길게 내쉬었다가, 짧게 내쉬었다가, 눈동자도 좌우로 움직이고, 눈도 깜빡거리는 등 다양한 행동을 합니다. 가장 힘든 건 30초간 숨을 참는 것이었는데.. 너무 긴 시간이었습니다. 센서 테스트가 완료되면 수면을 시작합니다. 전 3~4분 만에 잠든 것 같습니다. 

     

    2~3시간 정도 지난 것 같다가 싶은 시점에 자다가 깼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니 잠이 안 들고 정신이 말똥말똥해지더군요. 한 5분 정도 지나니까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검사가 끝났다네요. 네. 아침 5시가 넘었습니다. 수면검사는 대략 7시간 정도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센서를 모두 제거하고 머리에 발랐던 바셀린 같은 것을 따듯한 물로 불려서 제거해줍니다. 

     

    원래 아침 9시까지 수면실에서 쉬다가 간단한 검사 결과를 의사 선생님에게 들을 수 있는데, 3시간 동안 거기에 있고 싶지 않아서 그냥 집으로 나왔습니다. 최종 검사 결과는 일주일 뒤에 나온다고 합니다. 집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7시간이나 잤는데, 왠지 아직도 피곤한 것 같아서 집에서 또 잤습니다. 집이 최고네요. 

     

    최종 검사 결과와 향후 치료 방향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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